나는 회사를 왜 그만두는가.

시작부터 결말을 미리 스포일러하자면, 나에 대한 성장의 투자를 위해 그리고 그 투자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지금의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IT업계, 특히 개발자라는 직업이 이직의 텀이 짧기는 하지만 남들이 적어도 채운다는 2년을 정확히 채우고 나의 첫 직장을 그만둔다.

나의 첫 직장.

곧 퇴직할 지금 근무중인 회사는 워라밸은 완벽하고 그만두는게 미안할 정도로 직장동료들은 다들 친절하다.

개발자로써도 스터디도 독서회도 가득한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다.

작년 3월 iOS 컨퍼런스, try! Swift Tokyo 2019 를 다녀온 이후부터 영어에 대한 갈증이 정말 심해졌다. 컨퍼런스의 애프터 파티에서 일본 사람들과는 정말 내가 얘기하고 싶은 이야기, 컨퍼런스의 세션에 대한 소감은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었지만 영어권 사람들과는 조금만 깊은 단어, 복잡한 얘기가 되면 한마디도 하지 못하는 내가 너무 답답하고 싫었다.

그때를 계기로 작문을 위한, 시험을 위한 영어가 아닌 세계의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기 위한 영어를 공부하고 얘기하고 싶었다.

내 인생 계획으로는 2020년 9월말로 회사를 그만둘 생각이었다.

작년 2019년 11월부터 남은 10개월이라는 시간이 내가 일을 하기 위해 일본에 있는게 과연 현명한 판단인지에 대해 확선이 서지않았다. 그러던 도중 지금 살고 있는 집의 관리회사로부터 메일을 한 통 받았다. 내년 3월 27일 계약이 만료되는데 재계약 하겠느냐고. 바로 이 한마디가 내가 회사를 그만두는 타이밍을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래, 3월 27일에 일본에서 출국하자.

자 다음은?

일본에 올때 서울 자취방을 정리하면서 모든 세간살이를 처분했었기에 한국으로 돌아가서 직장을 새로 구한다고 해도 집이 없다.

그렇게 고향집에서 하고 싶었던 공부하면서 몇 개월동안은 백수로 빈둥빈둥 놀아도 나쁘지않다. 그런데 그 몇 개월을 조금 더 활용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고 갑자기 어학연수를 간다는 흔하디 흔한 목격담의 주인공이 되기로 했다.

이 결정을 하게 된건 내가 영어를 조금이라도 자유롭게, 캐쥬얼한 대화를 편하게하게 되었을 때의 나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어학연수가 끝나고 한국이 아닌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제3국에서 일할 수 있을 수도 있고 한국에서 일하더라도 조금이라도 영어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내 가치를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 16주간의 런던에서의 어학연수에서 난 영어를 완벽하게 해야지.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귈거야 등의 거창하고 피곤해질 목표는 정하지 않는다.

처음만난 영어권의 사람과 밥은 먹었냐. 근황 등을 두렵지않고 편하게 영어로 대화할 수 있게 되기.

딱 하나다.

8월 10일 한국에 돌아와서 어학연수에 투자한 비용만큼의 성과가 있을지에 대해선 두렵다.

남들이 멋있다고 하는 4개월동안 런던에서 살아보기가 될 수도 있다.

내가 목표했던 영어 성과를 가지지 못하게 될지라도,

4개월동안 런던에서 살아보기가 되더라도,

그 4개월동안 내가 뭘 보고 견문을 넓힐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확신이 있다.


어쩌면 도쿄에서의 2년을 예습이라 생각하면 견문은 무조건 넓어질 것이다.

그리고 왜 미국이 아니라 영국, 영국에서도 런던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궁금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유는 본업인 엔지니어로써의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일본에서 2년동안 iOS 개발을 하면서 같은 플랫폼 개발이라도 기술의 트랜드와 스타일이 너무 다르다는 것이었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물론, 세계에서 기술이 빠르게 개발되고 가장 발전된 곳이다.

그런 그들의 트랜드를 습득하는 것도 최신을 습득할 수 있다.

나는 최신도 중요하지만 유럽이라는 대륙의 다양한 개발자(디렉터 등)들의 스터디에 참가하면서

그들의 트랜드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습득하고 싶다.

런던의 어학원에서 배우는 영어가 전부가 아니라 그들의 스터디에서 그들의 IT업계에서 사용하는 단어들도 알아가고 싶다.

이게 나중에 Twitter 등에서 단어를 캐치하는데 유용한 활용이 될 수도 있겠지.

물론 이 생각은 내 편협한 판단이 될 수 있다.

이 판단이 잘못된 것이라면 거기에 어떻게든 판단해서 행동하면 될 것 아닌가.

도전에 대한 글이기때문에 이글에서 결말은 쓰지 못하겠다.

결말은 8월에 한국으로 돌아와서 다시 적는걸로 해야지.

2020년 2월 22일.


2020년 2월 25일 추가.

나의 대한민국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다.

현재, 일본이나 한국에 입국 사실이 있는 경우 영국에 입국하면 2주동안 자가격리를 요구받는다.

일본에서 영국으로 가는게 문제가 없다면 한국에서 가지않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동아시아 자체가 세계에서 격리받고 있는 이 상태에서 한국이나 일본이나 다를건 없다.

입국 거부가 아니라 다행이라 하겠지만 가더라도 인종차별 등으로 내가 기본적으로 충족받을 수 있는걸 80%도 못받을게 뻔하기에 지금 계획 중인 일정대로 될지 모르겠다.